2025. 3. 27. 09:39ㆍ경제

2025년 3월 25일(현지 시간),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구리 선물 가격이 파운드당 5.21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2년 기록한 고점(4.93달러)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원자재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왔다.
이번 구릿값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구리 수입 관세 검토' 발언 이후 나타난 반응이다.
트럼프는 대선 재출마 이후 '제조업 보호'를 핵심 공약으로 삼고 있으며,
구리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글에서는 구리 가격이 왜 급등했는지, 미국의 관세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우리 경제와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보겠다.

1. 구리는 왜 중요할까?
구리는 흔히 ‘닥터 코퍼(Dr. Copper)’라 불린다.
이는 구리가 전기, 건설, 반도체, 전기차, 송배전 등 거의 모든 산업에 쓰이기 때문에,
구리 가격이 경기 흐름을 진단하는 지표처럼 활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산업에서 구리는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 전기차 및 배터리: 내연기관차보다 약 3~4배의 구리가 필요
- 전력망 인프라: 송배전선, 변압기 등에 필수
- 반도체 및 PCB: 고밀도 회로 제작에 핵심 소재
- 그린 에너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 확장에 수요 증가
즉, 구리 가격의 급등은 단순한 원자재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과 물가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2. 트럼프의 관세 발언, 왜 시장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했을까?
이번 사태의 촉발점은 트럼프의 ‘관세 검토 지시’ 발언이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 등에 국가안보 명목의 수입 관세(232조 조치)**를 부과한 바 있다.
이번에 구리 역시 ‘전략자원화’ 시도가 나오자, 시장은 관세 → 공급 차질 → 가격 급등 시나리오에 반응한 것이다.
특히 비축 수요가 급증하면서, 뉴욕(COMEX)과 런던(LME) 간 가격 격차가 1,400달러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며, 비정상적인 가격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3. 구리 가격 급등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
🔺 인플레이션 재자극 가능성
구리는 제조업 원가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구릿값 급등은 정책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 공급망 리스크 확대
만약 미국이 실제로 구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 아시아산 구리 수출길이 막히고,
이로 인해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원자재 조달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4. 한국 경제와 기업에는 어떤 영향이?
📌 원자재 수입단가 상승 → 제조업 원가 압박
한국은 구리 자급률이 거의 없는 국가다. 대부분을 칠레, 중국, 페루,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입한다.
구릿값이 10% 상승할 경우, 전기차·반도체·전선 제조업체의 총원가율이 1~2% 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
→ 수출경쟁력 저하 + 제조기업 이익률 악화 우려
📌 전기차 배터리 산업 타격 가능성
LG에너지솔루션, 삼성 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구리를 핵심 소재로 쓰고 있다.
만약 구리 가격이 장기적으로 고점에서 머문다면, 수익성 확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5. 투자자 관점: 지금이 구리 투자 적기일까?
이번 구리값 상승은 단기 수급 이슈가 아닌 정치적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이 결합된 구조적 변화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투자전략이 검토될 수 있다.
🔹 구리 ETF 투자
-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표 구리 ETF: COPX, CPER, COMT
- 국내 상장 구리 ETF: TIGER 구리선물, KODEX 구리선물 등
- 다만 원자재 ETF는 변동성이 크고 레버리지 구조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함
🔹 관련주 투자
- 구리 광산 업체: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McMoRan), BHP, 글렌코어
- 전선·전기 부품 관련주: 대한전선, LS전선아시아, 일진전기 등
- 폐배터리·구리 재활용: 성일하이텍, 에코프로비엠 등도 간접 수혜 기대

6. 결론 – 원자재도 ‘정치적 무기’가 되는 시대
이제 구리는 단순한 산업용 금속이 아니다.
전기차, 에너지전환, 안보, 제조업 보호, 대선 전략까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정치적 원자재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의 한 마디로도 시장이 출렁이는 시대.
이는 앞으로 구리뿐 아니라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 자원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러분은 지금 구릿값 상승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인플레이션 신호?
- 투자 기회?
- 제조업 리스크?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경제, ‘성장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 (3) | 2025.03.29 |
---|---|
2025년 경제정책방향 주요 과제 정리 (0) | 2025.03.28 |
부동산 PF 부실 대출, 제2금융권 흔들다 (2) | 2025.03.26 |
현대차그룹, 미국에 31조 투자 (1) | 2025.03.25 |
성장이 멈춘 대한민국, 스태그플레이션 오나? (0) | 2025.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