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2. 09:58ㆍ경제
비트코인을 재정의한 블랙록의 행보
2017년, 블랙록(BlackRock)의 CEO 래리 핑크는 비트코인을 ‘자금세탁의 지표’로 표현하며 암호화폐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2025년 현재, 그는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금융 상품"으로 재평가하며,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 토큰화(Tokenization)를 미래 금융의 핵심으로 지목했다.
이는 단순한 입장 전환이 아니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의 전략 변화이자 글로벌 자본 흐름의 방향 전환을 상징한다. 블랙록의 이런 변화는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 투자자들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
본론
1. IBIT, 세계 최대 비트코인 ETF로 성장
블랙록은 2024년 초 미국 내 현물 비트코인 ETF인 IBIT를 출시했다. 초반에는 관망하던 시장이었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은 2025년 4월 현재 IBIT의 운용자산은 약 480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IBIT | 블랙록 | 480 | 세계 최대 비트코인 ETF |
FBTC | 피델리티 | 380 | IBIT의 뒤를 잇는 경쟁자 |
ARKB | 아크인베스트 | 120 | 고성장 중심 투자 전략 |
이 성장은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니라,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제도권 자산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의 401k 등 퇴직연금 시장 편입 가능성은 비트코인 수요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2. 자산 토큰화, 금융 시스템의 다음 패러다임
래리 핑크는 올해 투자자 서한에서 "토큰화가 금융 시스템을 재정의할 것"이라 언급했다. 토큰화란 채권, 부동산, 주식 등의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전환해 실시간 거래 및 정산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토큰화의 장점
- 결제 및 정산 속도 단축 (T+2 → T+0)
- 자산 유동성 증가 및 소액 단위 거래 가능
- 자산 소유권 추적 및 감시 용이
- 규제 친화적인 투명한 거래 기록
블랙록은 이미 자산 토큰화 펀드를 실험적으로 운용 중이며, ETF처럼 쉽게 거래 가능한 ‘토큰 기반 펀드’가 미래에 등장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3. 비트코인만 언급된 이유: 디지털 금 vs 알트코인
이번 투자자 서한에서는 수많은 암호화폐 중 오직 비트코인만 언급됐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 가능하다.
- 상징성과 안정성: 비트코인은 가장 오래된 암호화폐로, 디지털 금(Digital Gold)으로 불릴 만큼 위기 상황에서 헤지 자산으로 주목받는다.
-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 래리 핑크는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글로벌 신뢰 저하로 달러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비트코인을 언급했다.
반면 블랙록이 발행한 이더리움 ETF(ETHA)는 시장 반응이 저조했고, 이에 따라 이번 서한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4. 블랙록은 어떤 블록체인을 선택할 것인가?
블랙록이 자산 토큰화 비즈니스를 본격화하려면 기반 블록체인 인프라가 필요하다. 선택지는 크게 네 가지다.
- 이더리움, 솔라나 등 기존 퍼블릭 블록체인 활용
- 자체 L2 레이어 구축 (예: 이더리움 기반 세컨드 레이어)
- 자체 L1 블록체인 개발 및 운영
- 허가형 프라이빗 블록체인 구축
현실적으로는 이더리움 기반의 L2를 활용하거나,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도입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더리움은 이미 실물자산(RWA) 토큰화와 디지털 신원 인증(DID)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 및 제언
블랙록의 전략 변화는 암호화폐 시장뿐 아니라 전통 금융 시장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에 대한 제도권의 수용, 토큰화를 통한 금융 인프라 혁신은 앞으로 자산운용과 투자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을 예고한다.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 비트코인은 단순한 투기자산이 아닌 글로벌 헤지 수단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 블록체인 기반 자산 토큰화는 금융 시장의 유동성과 접근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 블랙록이 선택하는 블록체인 인프라는 향후 RWA, DID, DeFi 영역의 투자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이다.
지금은 단기적인 가격 등락보다, 자본의 흐름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읽는 통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블랙록은 이미 방향을 정했고, 시장은 그 흐름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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