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21. 14:06ㆍ경제
젠슨 황의 선택, TSMC만 언급한 이유
2025년 5월 2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Computex 2025).
세계 최대 GPU 기업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키노트 발표에서 고성능 AI 반도체의 미래를 강조하며 “TSMC의 패키징 기술이 게임체인저”라 평가했다.
하지만 청중과 언론의 눈길을 끈 건, 삼성전자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는 단순한 언급 누락이 아닌, 반도체 공급망 내 기술 선호의 뚜렷한 방향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TSMC와 삼성, 패키징 기술 격차?
젠슨 황이 강조한 **‘CoWoS’(Chip-on-Wafer-on-Substrate)**는 TSMC의 고급 패키징 기술로,
고성능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GPU의 결합에 적합하다.
- TSMC: CoWoS 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엔비디아, AMD, 애플 등의 프리미엄 고객 확보
- 삼성: HBM 생산은 활발하지만 CoWoS 대응 기술은 상대적으로 후발
삼성전자는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지만, 정작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GPU인 B100, B200은
모두 TSMC의 패키징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삼성은 패키징 분야의 부족한 역량이 고객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치로 보는 TSMC vs 삼성의 경쟁력
HBM 생산 | △ (SK하이닉스 의존) | ◎ (HBM3E 세계 최초 양산) |
고급 패키징 (CoWoS 등) | ◎ (시장 점유율 압도적) | △ (초기 단계, 대량 생산 미숙) |
주요 고객 | 엔비디아, AMD, 애플 | AMD 일부, 자체 시스템LSI |
- TSMC는 2024년 기준 CoWoS 패키징 생산 능력을 3만5000개/월로 확대했으며, 2025년 중반에는 5만 개를 넘길 계획
- 삼성은 관련 인프라 확충 중이지만 고객의 신뢰도 확보는 과제
국내 업계 반응과 정부 지원의 중요성
한국 반도체 업계에선 "엔비디아의 외면은 기술보다 신뢰 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젠슨 황의 발언은 단순한 기술력보다 공정 관리, 수율, 일정 준수 등 종합적 경쟁력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최근 "첨단 패키징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민관 협력 로드맵을 발표했다. 삼성도 자체 ‘I-Cube’, ‘X-Cube’ 기술로
대응 중이지만 아직 TSMC 수준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 반도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삼성전자는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와 함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HBM만으로는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렵다.
결국 고급 패키징에서 TSMC를 따라잡는 것이 급선무다.
전문가들은 세 가지를 지적한다.
- 패키징 라인의 선제적 대규모 투자
- 고객 맞춤형 기술 개발 역량 확보
- 정부와의 공동 인프라 지원 체계
이를 통해 단순 부품 공급업체를 넘어 AI 인프라의 중심 공급자로 도약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생각
이번 젠슨 황의 언급은 상징적이다. HBM 기술력이 뛰어나더라도,
고객 신뢰와 총체적 제조 능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메인 파트너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삼성이 진정한 의미의 ‘AI 반도체 파운드리 리더’가 되려면, 패키징에서의 격차를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사적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속도와 실행력의 싸움이 된 지금,
늦어도 2026년 전까지는 의미 있는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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